편집자주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들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다. 리서치, 커스터디, 지갑, 보안 등 세부 영역별로 전문화가 진행되며 산업의 기반도 한층 고도화되는 흐름이다.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와 성장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조망해볼만한 시점이다. 더벨은 블록체인 주요 인프라 플레이어를 릴레이 인터뷰하며 각자의 사업 전략과 시장 전망을 짚어본다.

이하얀 대표와 크레도스파트너스는 홍콩을 거점으로 삼고 한국,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미국에 걸친 글로벌 핀테크 솔루션,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AI 기술을 활용해 각 지역의 채권과 주식을 토큰증권(STO)화하거나 레버리지 상품으로 구조화해 다른 국가의 금융시장과 자산가에게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온체인을 통한 자산 양도 증빙 등이 가능해지면서 크레도스파트너스는 대형사 위주로 전개됐던 혁신 금융을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몇 년간 이를 달성하려 드라이브를 걸어왔고 핵심 사업지의 유력 여신 기관과도 계약을 맺는 등 착실히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이 대표는 장기간 글로벌 금융사에서도 경력을 쌓았던 만큼 해외와 한국 금융 산업의 구조 차이를 비교하며 STO 같은 혁신 금융의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 필요한 개선 과제도 제시했다. 여전히 엑셀 등으로 원장을 기록하는 신탁 증권이나 부족한 금융 계약의 디지털화 등이 거론됐다.

◇마이크로론·글로벌 채권 STO 등 보급, 환경 유연한 홍콩에 거점

현재 크레도스파트너스의 중점 사업은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APAC 시장에서 대출, 매출 채권 같은 자산을 유동화하고 운용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두 번째는 미국계 금융사와 함께 북미의 채권, 주식을 STO화해 보급하는 형태다. 마지막은 국내 증권사와 함께 한국 주식, 채권을 레버리지하거나 STO로 해외에 보급하는 사업이다.

이 대표는 "APAC에서는 현지 금융기관과 함께 카드선정산 같은 류의 공급망 금융, 소액대출(마이크로론) 채권 유동화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북미의 경우 국내나 아시아에서 직접 접근이 어려운 현지 금융자산이나 채권, 비상장 주식을 STO화해 B2B나 초고액 자산가 같은 패밀리 오피스에 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대륙에 걸쳐 글로벌 STO, 구조화 금융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홍콩을 거점으로 선택한 것은 필수불가결한 결정이었다. 홍콩은 한국보다 글로벌 시장 내 투자자들과의 접촉이 원활할 뿐만 아니라 환송금 제한, 세제 문제에서도 편리한 부분이 많다. 아울러 STO도 법제화돼 관련 인가 발행도 합리적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경우 외국계 기관이 투자 등을 하려면 별도 등록이나 계좌 개설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유지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고 원화 송금이나 입출금 신고에 대한 부담도 있다"며 "홍콩은 외화 송금에선 전혀 제약이 없고 레버리지나 차액결제선물환(NDF)이나 통화스왑(CCS)에서도 자유로운 부분이 있어 사업에 유리하다"고 부연했다.

크레도스파트너스와 이 대표는 홍콩의 유연한 금융사업 환경을 발판으로 지난 몇 년간 베트남 같은 핵심 사업지에서 사업 기반과 현지 기관 협력 체계를 다져왔다. 소액대출 채권 유동화 사업 관련해서는 베트남 현지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 외국계 여신 기관과 계약을 맺고 사업 모델을 구축 중이다.

이 대표는 "1차적으로 올해 론칭하는 계약들과 더불어 서비스 레벨 등을 조율하고 있다"며 "이외 공급망 금융 관점에서 필요한 다른 대기업들의 추가적인 합류나 자금 조달 부분도 크레도스 파트너스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AI 솔루션 등장, 혁신 금융사·핀테크에 새로운 기회 부여

크레도스파트너스의 주요 사업은 전통금융과 맞닿은 부분이 많지만 핵심적인 요소에서 블록체인 같은 분산원장기술과 AI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하며 필수적으로 체결해야 하는 채권 등 자산 양도 증빙을 블록체인을 통해 온체인에서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액대출채권이나 공급망 금융의 자산유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도 증빙과 담보가치의 모니터링이다. 수천건의 소액 담보 자산의 양도 해지와 높은 부실률을 가진 개발도상국의 대출 자산 모니터링을 전통적인 문서 방식으로 매일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크레도스파트너스는 샌드박스와 특허를 등록한 자체 시스템으로 분산원장 기반의 온라인 양도 처리, 실시간 데이터 관리 체계를 구축해 앞선 문제를 해결했다.

이 대표는 "매출 채권 같은 동적 자산은 매주 수천개씩 발행돼 매번 복잡한 서류 작업을 하는 것이 어려운 데 이를 온체인 상에 기록해 증빙하면 모니터링도 수월해진다"며 "앞선 데이터에 기반한 현금흐름 예측과 이자 손실 방지 등도 원래는 난이도가 높아 블록체인 등장 이전에는 대형 업체 위주로 운용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장기간의 해외금융사 경력과 핀테크 사업 경험을 토대로 블록체인 기반 혁신 금융이 국내에 안착하기 위해 업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한 과제도 짚었다. 대표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블록체인과 기존 금융 원장(전통 장부 시스템) 간의 정합성과 거래 효율화다.

그는 "한국은 STO, 스테이블코인 모두 신탁수익증권을 중심으로 삼는데 신탁 자체가 여전히 엑셀, 이메일로 업무를 처리해 증권, 은행계좌 컨트롤이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블록체인과 기존 원장을 통합하면 소규모 B2B 펀드 관리에도 부담을 느끼는 곳은 STO 관리가 어렵게 느껴진다. STO는 리테일 대상 매스마켓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 효율화도 외국은 금융계약의 뒷단이나 현금흐름의 80%가 정량화, 디지털화돼 단순히 스마트컨트랙트에만 입력하면 되고 이를 기반으로 예금 토큰을 연동하면 된다"며 "한국은 여전히 현금 위주고 금융 계약 뒷단의 디지털화도 미진해 스마트컨트랙트 입력이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크레도스파트너스는 이를 고려해 다양한 기능의 자산을 포괄적으로 처리하는 토큰 직통 프로듀스를 설계했다. 다른 핀테크 기업이 주로 특정 자산, 금융 상품 전용으로 솔루션을 진행하는 것과 차별화된 방향이다. 증권사가 매 상품마다 신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없고 투자 분석과 매매, 운영 등 여러 요소를 통합 관리할 시스템을 원한다는 점을 공략했다.

◆이하얀 크레도스파트너스 대표 프로필

◇ICBC 아시아(홍콩) 스폰서 파이낸스 매니징 디렉터

◇미즈호은행(홍콩) 동북아시아 파이낸셜 솔루션 본부 셋업 멤버

◇KPMG 시니어 컨설턴트

◇위세아이텍 선임 컨설턴트